영업장 내 흡연 웬말… 제주도 방관 속 카지노 노동자 탈출

제주 카지노 노동자들이 제주도정과 업체를 향해 산업 정상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관광레저산업노조 드림타워카지노지부,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LEK)지부와 공공운수노조 썬호텔·카지노지회(이하 카지노 3사 노조)는 9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도정 방관 속에 카지노 노동자의 대량 탈출이 시작됐다”며 카지노 산업 정상화를 촉구했다.

카지노 3사 노조는 제주 카지노 산업의 문제를 크게 5가지로 압축했다. △저임금·장시간 노동 △열악한 주거환경 △객장 내 흡연 △전담부서 통폐합 △인사제도 등이다.

먼저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대해서는 “제주 카지노 노동자들은 전국 동종업계의 평균 임금에도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라며 “연봉 1000만~2000만원을 더 주겠다는 유혹에 이미 많은 노동자들이 떠났고 마음은 대부분 떠난 상태가 됐다”고 강조했다.

또 “고물가와 저임금, 사회적 지원이 없는 현실은 고시원과 다를 바 없는 비싼 원룸 생활을 강요하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제주시에 위치한 A 카지노에서 업계 최고 대우를 보장한다는 말만 믿고 제주로 입도한 육지출신의 수백명 청년 노동자들이 몇 년 살지도 못하고 결국 짐을 싸서 떠나고 있다”고 성토했다.

실내 흡연이 금지됐음에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 현실도 꼬집었다.

카지노 3사 노조는 “카지노에는 청년노동자와 여성노동자, 임산부 등 흡연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노동자들이 많지만 흡연 부스 설치 권고를 아예 무시한 채 영업하는 카지노 업체 등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싹 다 무시하는 것이 제주 카지노 업체의 현실”이라고 힐난했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연면적 1000㎡ 이상 복합건축물은 금연 건물로, 도내 8곳의 카지노 모두 금연 건물에 해당된다.

그럼에도 카지노 업장에서는 고객들이 자유롭게 흡연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지노산업의 확장에도 제주도의 전담 부서가 통폐합된 것 또한 관리·감독을 소홀하게 한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카지노 3사 노조는 “카지노 영업장 내에는 거액의 현금이 오고가는 특수한 사업적 특성으로 인해 관련 법에 저촉되는 사건사고들이 비일비재하다”며 “종사자들의 안정된 근무환경,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산업발전 등을 이끌어 나가고 관리·감독해야 할 기관을 축소, 폐지하는 것은 무방비 상태, 불법이 판치는 위기 상황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더불어 “한국의 노동법과 근로기준법 등 관련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인 매니저들이 경영진에 분포하면서 부당한 업무 지시에 지쳐 회사를 떠나가는 상황이 대다수”라며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를 더 높게 책정하고 형평성 없는 기준으로 진급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지노 3사 노조는 “제주 카지노 현실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공동 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노동자 보호와 제주 카지노 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공동 대응해 나가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슬롯 버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3-11-13